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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바꾸는 방법>DMN, LSD, 마음으로의 여행, 영적 통찰

by Suminssam 2024. 3. 6.

 

마음이란 무엇인지, 마음수행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아할 만한 책, "마음을 바꾸는 방법(How to Change your mind), 꽤나 두꺼운이 책은 사실 읽어나가다 보면 제목과 내용이 원초적으로 맞아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아예 동 떨어져 있는 듯한 기분도 드는 책이다. 내가 즐겨보는 유튜브 채널 "1분 과학"의 채널 운영자 덕분에 알게 된 책으로 작년 이 책을 구입하고는 일주일도 안 되어 다 읽어버렸다. 특히나 애정하는 유발 하라리가 극찬하는 책이니 안 읽어 볼 수 없지 않은가.

 

DMN, 실로시빈,  LSD

이 책의 중심이 되는 키워드다. DMN(Default Mode Network),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고 있거나 심지어 우리가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을 때조차도 우린 오만가지 생각으로 뇌는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이렇게 끊임없이 활성화되어 있는 뇌의 이 부위를 DMN이라고 하는데, 숙련된 명상가의 경우 이 DMN이 비활성화되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한다. 실로시빈, LSD는 모두 버섯에 든 환각물질로써 이들은 대마초나 코카인과 같은 마약과는 다르다. 대마초나 코카인은 DMN을 비활성화시키지 못하지만 실로시빈이나 LSD는 DMN을 비활성화시키면서 지금 '이 순간', 또는 '현재'에 머물러 있도록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인디언들이 종교의례로 먹었던 버섯들도 이와 같은 종류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 주술의식처럼 치러지던 그 모든 의식들에 등장하는 버섯, 혹은 식물들이 이런 물질들로 '깨달음'을 위한 도구로 쓰였던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량의 LSD만으로도 우리의 세상을 바라보는 이분법적 사고가 사라진다고 한다. 또한 우리는 세상을 모두 언어라는 도구로 한정 짓고 정의 내려 버린다. 이 환각물질을 복용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보는 것들에 대해 말 혹은 단어로 규정짓기를 거부한다. 있는 그대로 세상을 보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자신을 온전히 맡김으로써 현존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되는 것이 이 실로시빈, LSD와 같은 환각물질인 것이다. 

 

왜 우리는 이를 금기시하는가

LSD에 대한 연구는 1938년 스위스의 화학자 알베르트 호프만에 의해 처음 시작이 되었지만 1943년 이 약의 복용이 환각상태를 일으킨다는 일명 싸이키델릭 열풍의 시초가 된 사건이 있었다. 하지만 1950년 미국 정신의학계에서 많은 연구가들이 활발히 이 물질에 대해 알아내고 치료제로 쓰기 위해 많은 연구를 해 오며 특히나 우울증, 강박 장애등 많은 정신 치료를 위한 논문도 활발히 진행이 되었고 연구와 세션도 해 왔다. 하지만 1960년대 히피문화와 반 체제 사람들의 실로시빈(환각 버섯) 복용으로 이에 대한 반정서적 열풍이 불었고 그에 따라 이 약에 대한 복용도 금기시되는 바람이 불게 되었다. 불과 몇 년 만에 정치적, 문화적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고 미국에서는 LSD에 대한 도덕적 공포가 만연해지면서 모든 연구와 치료가 중단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약에 대한 잠재적 치료의 효능과 과학적 호기심으로 연구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졌고 현재도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이 책에서 우리는 이 약의 개발과 연구에 몰입하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와, 저자는 그 과정을 세세하게 설명하며 이 약의 개발에 대한 역사적 연대기를 우리는 하나하나 되짚어 볼 수 있다.

 

마음으로의 여행, 영적 통찰

책의 후반부는 저자가 직접 LSD를 복용하고 경험하는 일련의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독자들에게 이야기해 준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이 신비 체험에 대해 저자는 매번 세션 후 그가 본 것, 느낀 것들을 설명해 주는데 독자 역시도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 적당한 단어를 찾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저자는 이 경험(혹은 여행)을 영적 체험이라고 부르며 이 경험은 내 안의 모든 자아가 사라질 때 일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의 뇌가 왜 평소에는 이런 영적 체험을 하지 못할까? 그 이유는 우리가 현재를 지각하기 위해 불필요한 정보는 계속해서 걸러내고 경험에 의한 세상의 모든 정보만을 취득하는 "효율성" 때문일 것이다. LSD를 통해 DMN을 비활성화시키고 우리의 생각을 시각화하는 뇌의 부분을 억제한다면 무언가를 볼 때 전에는 느껴본 적이 없는 방식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또한 '나'라는 자아는 사라지고 전체가 하나라는 우주적 의식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내가 생기면 남이 생기게 되는 것이고, 좋고 나쁨이 생기고 위, 아래가 생긴다. 우울증 등의 정신적 치료제뿐만 아니라 개인의 영역에서 영적 통찰까지 얻게 된다면 이보다 좋은 약이 어디 있겠는가? 저자가 들려주는 이 책에 나오는 한 인물의 말을 들어 보며 이 글을 마무리해 본다.

 

"경외가 인간이 느끼는 근원적 감정이고 이타적인 행동을 촉진하기 때문에 우리 안에서 진화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경외라는 경험이 더없이 행복하다는 걸 깨달은 사람들의 후손이에요. 우리가 우리 자신보다 훨씬 큰 무언가의 일부라고 느끼게 하는 감정은 우리 종에게 이득이 되거든요. 경외는 우리의 주의를 개인에서 집단, 그리고 더 큰 선(善)으로 옮겨가게 만드는 '작은 나'라는 감정을 일으키죠."

 

이 구절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우리가 자연 속에 있을 때 평화로움을 느끼고 경외심을 느끼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끊임없는 명상과 기도를 통해 우주적 의식과 맞닿으려는 노력을 하고 사랑이라는 근원적 의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세상을 판단과 편견 없이 보려고 노력하는 한 인간으로서 멀지 않은 미래에 LSD 약의 대중화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이 책의 리뷰를 마친다. (넷플릭스 구독을 하지 않지만 이 책을 기반으로 한 넷플릭스 다큐 시리즈는 한 번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